마음을 풍요롭게/탐방 22

[경남근대건축문화유산 투어-4] 통영 청마거리

[경남근대건축문화유산 투어-4] 일제 수산업 전진기지 흔적 곳곳에 유치환이 편지 보낸 우체국 지금도 있어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에도 근대건축문화유산으로 보존할 만한 구조물과 건축물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의 현장이지만, 예향의 고장 통영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만하다. 일제 당시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교류가 활발했던 통영은 서양 문물을 빠르게 접하는 곳 중의 하나였다. 1914년 봉래좌라는 근대식 극장이 들어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화살롱 역할을 하는 다방도 생겼다. 1930년대에는 영화사가 2곳이나 있었다고 한다. 또 수산업이 발달해 영남에서 부산과 대구 다음으로 납세액이 많았을 정도로 부촌이었다고 하니, 통영 출신 예술가들이 거목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배경이 작..

[경남근대건축문화유산 투어-3] 진해근대역사거리

[경남근대건축문화유산 투어-3] 이승만·장개석 들른 음식점 지금도 옛 건물 그대로 군사침탈 현장•국내 최초 계획도시 벚꽃과 군항제의 고장 진해에는 그 명성 못지않게 진한 근대역사의 잔향이 남아있다. 국권이 침탈당한 아픈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아픈 역사도 역사라고 했던가? 1904년 러일전쟁에 승리한 일본이 대륙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군항이 필요했다. 그 대상이 지금도 대한민국 해군의 핵심 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진해다. 군사침탈부터 시작한 일제는 1910년 4월 진해에 군항 건설과 배후 시가지 조성공사를 본격화했다. 그리고 1912년 대체적인 도시 형태를 완성하게 된다. 역설적이게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계획도시는 이렇게 일제 군사침탈의 현장에서 비롯됐다. 중원로터리를 중심으로 사방팔방으로 뻗은 가로..

[경남근대건축문화유산 투어-2] 밀양 하부마을 시간여행길

[경남근대건축문화유산 투어-2] 시간 거스르는 묘한 느낌 다가오는 곳 자연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타임슬립 알 수 없는 이유로 시간을 거슬러 먼 과거나 미래에 떨어지는 현상을 타임슬립(time slip)이라고 한다. 자연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초상현상(超常現象)이다. 의도적으로 시간을 거스르는 타임머신을 이용한 시간여행과 다른 개념으로 사용되면서 판타지소설이나 아동문학에 자주 등장한다. 시대물 영화드라마세트장에서 경험하는 묘한 느낌 같은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 느낌은 옛 건물이나 거리가 실제 존재하고, 그곳에 현재 사람들이 살고 있으면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밀양 삼랑진이 대표적인 곳이다. 삼랑진은 밀양강(옛 이름 응천강凝川江)이 낙동강 본류에 흘러들어 세 갈래 물결이 일렁이는 나루라는 뜻을 가진 지..

[경남근대건축문화유산 투어-1] 거창 물안길

[경남근대건축문화유산 투어-1] 1954 년 지어진 옛 자생의원 건물 ( 위 , 등록문화재 제 572 호 • 현 거창근대의료박물관 ) 과 거창 창조거리의 ' 천연염색 나랑 '( 아래 ) 경남도, 근대건축문화유산 60선 선정•••10개 투어길도 정해 홍보 경남도는 문화자산과 관광자원으로서 가치가 있는 근대건축물의 실태를 조사하고, 보존관리와 활용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2015년 11월까지 근대건축문화유산 보존활용을 위한 경상남도 건축문화유산 DB구축 및 콘텐츠개발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경상남도 근대건축문화유산을 선정했다. 이와 함께 관리 및 자산가치가 높은 우선관리 대상 60선을 선정해 홍보사진첩과 가이드북을 펴내는 한편,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 가이드북은 근대건축물의 군집도가 높은 지역을 ..

【산성순례】사천 각산산성

【산성순례】 사천 각산산성 한려해상 지켜보는 파수꾼 삼천포 앞바다와 시가지 가까이 자리 사천시에 접어들어 아름다운 포구 삼천포항을 찾으면 바다에서 머지않은 발치에 치마폭을 두른 듯 선 각산을 만난다. 해발 400m 남짓의 각산은 여느 산과 달리 삼천포 앞바다와 시가지에 바로 근접해 있다. 삼천포에 사는 사람이나 찾은 사람이면 누구나 가벼운 차림으로도 쉬이 오를 수 있도록 허락하는 산이다. 하지만 제법 가파른 경사로 땀을 흘리게 한다. 오르는 길은 문화예술회관이나 모충사 방향을 비롯해 여러 갈래. 그중 삼천포와 창선을 잇는 대교에 가까운 대방동 쪽에서 올라가는 코스를 이용하면 산 정상 조금 못 미쳐 각산산성이 자리하고 있다. 산성은 그렇게 규모가 크지도, 널리 알려지지도 않았지만 그 유래만은 꽤 깊다. 오..

【산성순례】거창 거열산성

【산성순례】 거창 거열산성 백제 부흥의 꿈 스러진 곳 군민쉼터·역사문화공간으로 가야의 옛 땅, 변방 역사 고스란히 간직 거창은 덕유산과 지리산, 가야산 등 3대 산악 국립공원의 한가운데에 자리한 남부내륙의 대표적인 산간분지다. 거창읍을 중심으로 높고 낮은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쳐 마치 엄마의 품속에 있는 듯한 지형이다. 더욱이 해발 1000m 이상의 산이 무려 23개나 되니 가히 고산천국(高山天國)이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거창은 외지에서 물이 전혀 유입되지 않는 국내 대표 청정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면서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서출동류 물길은 빼어난 월성계곡을 빚으며 수승대와 거창읍을 지나 동쪽 황강을 거쳐 낙동강으로 굽이쳐 흐른다. 이처럼 천혜의 지형과 자연환경을 가진 거창은 옛날로 거..

【산성순례】합천 악견산성

【산성순례】 합천 악견산성 임진왜란 때 왜적 물리친 이야기 간직 합천호반 둘러싼 절경 중 한 곳 ‘水려한 합천’이라는 합천군의 브랜드슬로건에서 보듯 경남 북부에 위치한 합천은 산자수려(山紫水麗)한 곳이다. 그중에서도 산청거창군과 경계를 접한 합천 서부 지역은 1988년 다목적댐으로 건설된 합천호와 어우러져 더욱 산자수명(山紫水明)하다. 합천 서부의 중간이자 댐이 위치한 합천호 남반부를 빙 둘러싼 대병면은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으로 장식한 황매산(1108m), 허굴산(681.8m), 금성산(592m), 악견산(634m)을 품고 있다. 이들 산은 합천호반을 호위하듯 병풍처럼 둘러싸며 절경을 이룬다. 합천읍에서 서쪽으로 15㎞ 정도 거리에 자리 잡은 악견산은 서남 쪽 바로 옆의 금성산, 남쪽의 허굴산과 함께 합..

【산성순례】 남해 대국산성

【산성순례】 남해 대국산성 남해 성곽 중 최초 축성된 산성...내기에 얽인 슬픈 전설 전해 경상남도기념물 제19호인 대국산성(大局山城)은 남해군 내에 흔적을 남기고 있는 성곽 18곳 중 최초로 축성된 산성이다. 설천면 진목마을과 비란리, 그리고 고현면 남치마을의 경계지점인 해발 376m 대국산 정상에 있다. 자연석을 겹겹이 쌓은 *테뫼식 산성이다. 정상에 위치한 석성과 외곽에는 토성으로 이루어져 있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다. 에 통일신라 신문왕 10년(690) 해중(海中)의 섬 얕은 구릉에 전야산군(轉也山郡)을 설치하였다는 기록이 나온다. 당시 치소를 보호하고 왜구들의 침입을 감시하기 위해 대국산성을 쌓았을 것으로 보인다. 전야산군이라는 지명은 경덕왕 때 남해군(南海郡)으로 개칭된다. ..

【산성순례】 의령 미타산성

【산성순례】 의령 미타산성 의령•합천 옛 군사요충지서 초계분지•인근 유명 산 조망 미타산 9부 능선 2km 둘러싸며 축성 의령군 부림면과 합천군 적중면청덕면에 걸쳐있는 미타산(彌陀山662m). 지혜와 광명을 상징하는 부처 아미타불에서 산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그래서 미타산은 깨달음의 산으로 불린다. 북쪽으로 황강, 동쪽으로 낙동강에 둘러싸인 미타산은 합천군 대병면의 악견산성, 합천읍의 대야성, 율곡면의 백마산성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 미타산에도 경상남도기념물 제231호에 지정된 미타산성이 있다. 이런 지리적 위치로 보아 가까운 합천의 산성들과 함께 이 일대의 군사요충지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산성이다. 미타산 9부 능선을 빙 두른 미타산성 성벽은 높이 3.5m, 폭 3m에 둘레가..

경남지역 호국해병 흔적 찾아

[탐방] '호국보훈의 달' 경남지역 호국해병 흔적을 찾아 6•25 낙동강방어선 최남단 요충지 마산 진동리지구와 통영지구 사수 함안의 남쪽에 우뚝 솟은 여항산을 둘러싸고 있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진동•진북면 등 이른바 삼진 지역과 함안군 여항•군북면, 그리고 통영은 해병대 호국의 땅이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 공산군의 기습남침으로 속절없이 밀리던 국군은 전쟁 발발 한 달이 조금 지난 1950년 8월에 들어서면서 전열을 가다듬는다. 그리고 임시수도 부산을 사수하기 위해 낙동강을 기점으로 전선을 형성한다. 당시 전선을 책임진 워크 미 8군 사령관이 '워크라인' 일명 낙동강방어선을 선포한 때도 이 즈음이다. 낙동강방어선이 형성되기 전부터 이곳은 이미 더 이상 밀릴 수 없는 마지막 전선으로 무거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