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희 진주시장】 <경남공감 2015년 7월호>
기업하기 좋은 도시
진주만한 곳 없습니다
이창희(64) 진주시장은 서울로 '유학' 간 지 35년만이자 쉰네 살인 지난 2005년 낙향했다. 이듬해 있을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뜻을 두고 27년간 몸담았던 입법부 공무원 자리를 내던졌다. 하지만 그때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국정이 집합되는 국회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고향 발전에 쏟겠다는 '순수한 생각'은 고향을 떠나 있은 공백을 메우기에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경남도 정무부지사와 경남발전연구원장을 거치면서 그 공백을 메우고 4년 뒤인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뜻을 이루었다. 이어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당선돼 진주시정을 맡은 지 5년이 지났다. 그동안 진주는 '진주부흥'이라고 할 만큼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민선 6기 임기 1년을 지난 이창희 시장을 만났다.
/ 글 최춘환 편집장 사진 이상훈 진주시 공보관실
'기업유치' 시정 최우선 과제로 추진
진주시는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기업하기 좋은 도시' 부문과 '투자유치' 부문에서 지난 2012년부터 3년 연속 대상을 받았다. 2013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전국 지자체의 투자유치 서비스에 대한 기업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경남·부산·울산권 내 지자체 중 1위를 차지했다. 이창희 시장이 민선 5기 취임 때부터 기업유치를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강력하게 추진한 결과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몇 년 사이 GS칼텍스와 GS리테일, BGF리테일 등 200여개의 크고 작은 기업이 진주에 유치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를 비롯해 혁신도시에 입주하는 11개 공공기관도 진주발전의 원군이다. 기업이 늘어나니 일자리가 생기는 건 당연지사. 최근 4년 새 일자리 1만5000여개를 창출했다. 한 때 줄어들던 인구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더불어 진주-사천에 걸친 항공산업 국가산단 지정, 뿌리산업 특화단지 조성, 상평공단 재생사업, 세라믹소재산업 육성 등이 확정돼 있다. 앞으로 5~10년 사이 일자리 7만 여개 창출과 인구 50만 명의 자족도시를 가능하게 할 견인차들이다.
지역특성 반영 실수요자형 산단 조성
이창희 시장은 중앙정부와 경남도 차원의 큰 그림에 진주가 포함되도록 하는 것은 물론, 지역특성을 살린 산업에도 관심을 쏟는다. "현재 정촌과 사봉 등 2곳의 일반산업단지와 지수일반산업단지 등 3곳의 실수요자형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바이오와 실크전문농공단지가 조성되었거나 조성 중입니다. 아파트형공장 설립, 초전신도심 개발 사업도 추진합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 진주의 매력을 설파하는 이 시장의 말은 그칠 줄 모른다. "진주는 7개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적자원, 풍부한 전력과 용수, 사통팔달의 교통망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거제와 통영의 조선산업, 광양제철과 창원공단 등 공급·수요처가 50㎞ 내외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물류비용이 크게 절감됩니다. 이들 인근 산업단지와 혁신도시에 들어서는 공공기관은 기술이전을 용이하게 합니다. 첨단산단, 국가산단, 일반산단, 혁신도시, 경남도 서부청사 등 우리나라 어디에도 이런 곳이 없습니다."
악성채무 상환…4대 복지 벤치마킹 대상
진주를 '희망의 도시'라고 말하는 이 시장은 시의 살림살이와 복지시책도 미래를 내다보며 설계하고 추진한다. "전국체전을 위해 종합경기장을 건립하면서 발생한 800억 원의 악성채무를 비롯해 민선 5기 취임 당시 1156억 원의 채무가 있었습니다. 시 재정운용은 물론, 정부 투·융자심사 등에 악영향을 미쳐 현안사업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두 차례의 마이너스 추경과 2011년에는 전년 대비 15% 감축예산을 편성하면서 악성채무를 모두 상환했습니다. 당시 비판하던 시민들이 지금은 칭찬합니다."
이 시장은 지난 2월 청와대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토론회'에 지자체장으로는 유일하게 토론자로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도 소개된 진주시의 4대 복지시책은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그 중 '다함께 잘사는 좋은 세상'과 '모두가 편안한 무장애도시'는 공공예산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복지효율을 높인다. 또 '아이가 즐거운 장난감은행'과 '공부가 재미있는 진주아카데미'는 회비 몇 만원으로 수요자들을 만족시킨다. "우리 시의 복지는 적은 예산으로 시민들의 다양한 복지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증세 없는 복지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 뜻 같이 한다"
이 시장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진주아카데미'를 설명한다. "70학번인데 대학 진학 때 적성이나 장래에 대한 비전 같은 것을 누구에게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단지 수학을 좀 잘한다고 공대에 진학했습니다. 당시 한창 산업화과정이라 공대를 졸업하면 취직할 곳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습니다. 대학 졸업 때쯤 주위에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아 어깨너머로 물어가면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졸업 후 5년 만에 입법고시에 합격했습니다. 좀 더 일찍 적성을 알았다면 시행착오를 줄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진주아카데미는 학생들에게 스스로 공부하도록 방법을 안내하고, 꿈과 희망을 갖게 합니다."
이 시장은 "홍준표 도지사가 역점 추진하는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에도 뜻을 같이한다"고 했다. 진주시는 지난 5월 18일 도내 시·군 중 가장 먼저 '서민자녀 교육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출향 기업인 애향심을 고향발전에 연결
황매산 자락의 산청군 차황면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아버지의 직장 관계로 진주에 온 이 시장은 초·중·고를 모두 진주에서 나왔다. 그래서 고향이 산청과 진주 두 곳이다. 고교 때까지는 집안 어르신들이 계신 '태어난 고향'에 자주 갔다. 아직까지 그때의 추억이 생생하다.
"지금은 진주에서 30분 정도면 닿는 거리이지만, 당시에는 버스를 타고 3시간 정도 가야했습니다.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를 먼지를 날리며 다니던 빨간 무늬의 버스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비가 오기라도하면 버스에서 내려 바퀴에 돌을 받치고 밀기도 했습니다. 그때까지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고향 마을에서는 물레방아 발전기로 등불을 밝혔는데, 돌아가는 속도가 일정하지 않아 어두웠다가 밝았다가 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차황면 고향을 1년에 서너 번 찾는 이 시장은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딱히 고향이라고 할 만한 곳이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다. "애향심은 지역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자신의 뿌리에 대한 생각이나 효심에도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들이 고향길에 자식들과 동행하는 분위기를 조성했으면 합니다." 이 시장은 LG와 GS 등 진주 출신 대기업 CEO들의 고향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고향발전에 연결시킨다. GS칼텍스 지수공장 설립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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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최초 3개 상임위 수석전문위원 역임
이창희 시장은
1951년 산청군 차황면에서 태어나 진주사범부속초등과 진주중, 진주고를 졸업했다.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나와 1979년 입법고시에 합격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 대학원에서 각각 행정학·정책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국회사무처 입법조사관부터 국회 일반직 최고위직이라고 할 수 있는 수석전문위원(차관보급)까지 지내는 동안 문교, 문공, 상공, 환경노동, 행정자치, 건설, 농림해양수산 분야 등을 두루 거쳤다. 서기관과 부이사관 때 국회사무처 기획조정실 행정관리담당관을 맡았고,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 파견근무를 통해 견문을 넓혔다. 수석전문위원을 역임한 상임위원회만 행정자치·건설교통·농림해양수산 등 3개다.
3개 상임위 수석전문위원을 지낸 사람은 국회가 생기고 처음이라고 말하는 이 시장은 "외교와 국방 외에는 국정 전반을 다루었다"며 "정책과 법안, 예산 등을 다룬 경험이 지자체장으로 일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경남도 정무부지사와 경남발전연구원장도 거치며 지방자치 현장을 경험했다.
가족으로는 이 시장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위로는 자나 깨나 아들만 걱정하시는 어머니', '옆에는 친구처럼 다정한 아내', '아래로는 금메달 부럽지 않은 두 딸'이 있다.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 이 시장은 퇴근 후나 휴일 시간 날 때면 걷기와 산행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을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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