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근대건축문화유산 투어-8]
‘살아있는 근대건축물 박물관’
<진해 군항문화탐방>
해군기지 내 100년 안팎 건축물 산재
군항도시 진해의 구도심과 군항지역은 살아있는 근대건축물 박물관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곳곳에 산재한 지은 지 100년 안팎의 근대건축물들이 지금도 각각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진해의 근대건축물은 도시화에 따른 개발과 훼손의 위기에서도 비교적 온전하게 본래의 모습을 보전하고 있다. 남아 있는 근대건축물 대부분이 해군부대와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에 건설된 해군기지를 해방 후 한국 해군이 이어받았다. 군부대 시설은 진해 지역 근대건축문화유산을 보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일본은 러일전쟁(1904~1905) 승리 후 한반도를 본격적인 대륙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진해에 군항을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1910년 한국인 마을을 강제철거하고 본격적인 군항건설공사에 들어갔다.
1922년 군항이 완성되면서 중요 군사 도시로 자리 매김한 진해에 군 병력을 따라 일본인들이 대거 이주했고, 자연스레 시가지가 형성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인 진해의 시작이다.
원형 보존돼 있어 건축사적 가치 높아
진해의 근대건축문화유산은 시가지와 군항지역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경남도가 근대건축문화유산 DB구축 및 콘텐츠 개발 연구용역에서 제안한 10개 투어길에서도 시가지 부분을 진해 근대역사거리탐방으로, 군항지역을 진해 군항문화탐방으로 나누었다.
군항문화탐방은 군항관광자원 발굴로 지역특색을 살려 관광차별화를 시도하고, 군항지역과 일반 관광지의 연계로 관광시너지효과를 높여 해군과 시민의 상생화합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제안했다.
해방 후 조직된 한국 해군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기도 한 군항지역에는 진해해군기지사령부 본관 건물을 비롯해 근대건축문화유산이 많이 남아 있다. 오랜 기간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된 터라 이들 건축물들은 원형을 거의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역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건축사적 가치도 높다.
진해 군항문화탐방은 해군기지 정문에서 시작한다. 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나라 위해 몸 바침은 군인의 본분이다)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안중근 의사 유묵비가 탐방객을 맞는다.
붉은색 벽돌 서양풍 건물 지금도 사용
이어 일제가 군수품을 수송하려고 깔아놓은 철도 진해선의 종착역인 통해역을 본다. 2006년까지 해군장병들의 출퇴근 기차가 다녔다. 독립운동가이자 대한민국 해군 창설자인 고 손원일 제독 동상, 월남전 참전 용사 고 지덕칠 중사의 동상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통해역 앞 도로를 건너면 일제가 지은 비슷한 모양의 건물들이 이어진다. 붉은색 벽돌을 웅장하게 쌓은 서양풍 건물이 고색창연한 멋을 풍긴다. 1914년 지은 옛 진해요항부 사령부(등록문화재 제194호) 건물은 해방 후 한때 미군이 쓰다가 한국 정부가 인수하여 지금은 해군진해기지사령부 본관으로 사용한다.
푸른색 기와지붕이 돋보이는 옛 진해요항부 병원(등록문화재 제197호)은 1912년 건립된 일본 해군병원이다. 해방 후부터 근래까지 해군 해양의료원으로 쓰이다 지금은 진해기지사령부 근무지원전대 본관으로 사용 중이다.
거제 송진포에 있던 일본 해군방비대가 진해로 이전하면서 1912년 건립한 옛 진해방비대사령부 본관과 별관(등록문화재 제195호196호)은 현재 해군군수사령부 별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예약하면 이승만 대통령 별장도 관람^^
이승만 대통령 별장(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65호)도 해군기지 안에 있다. 일본군 통신대가 사용하던 건물을 해방 직후 한국 해군이 이승만 대통령의 휴양처로 꾸몄다.
1979년 보수공사를 거쳐 현재 모습을 갖췄다. 1057㎡의 부지에 연면적 220㎡의 지상 1층 건물이다. 한식 목조집에 양식의 외관과 팔작기와지붕을 갖춘 한(韓)•양(洋) 절충의 특이한 건축양식이다. 별장 안에는 대통령 부부가 쓰던 침대와 탁자, 의자, 유럽에서 수입한 싱크대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한다.
별장 아래에는 1949년 8월 8일 이승만 대통령과 장개석 중화민국 총통이 만나 태평양동맹 결성을 위한 예비회담을 한 육각형 모양의 정자가 있다. 이곳에서는 진해만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진해해군기지 내 근대건축문화유산은 진해군항제 기간과 창원시티투어 프로그램으로 일부 개방한다. 창원시는 지난 2008년부터 해군의 협조를 받아 20인 이상의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해군진해기지 내 근대건축문화유산을 둘러보는 군항문화탐방객을 연중 모집한다. 자세한 내용은 창원시티투어홈페이지(www.changwoncitytour.com) 참고.
/경남공감 2016년 11월[Vol.44]
- 해군진해기지사령부 본관(옛 진해요항부 사령부•등록문화재 제1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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