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근 KB코스메틱 대표】 <경남공감 2015년 11월호>
기능성 화장품 개발
창조경제 이끄는 젊은 기업인
진주시 문산읍에 있는 진주바이오전용단지에 입주한 화장품 제조·판매 기업 'KB코스메틱'. 지난 7월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장 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경제 성공사례로 언급한 업체다. 이어 지난 9월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15지역희망박람회'에서 홍준표 도지사와 함께 경남관에 들른 박 대통령은 'KB코스메틱'의 화장품세트를 선물 받으며 '대박을 기원한다'고 격려했다. 지역의 조그만 화장품 회사가 이렇게 창조경제 성공사례로 평가 받는 연유가 무엇일까? 김유근(41) KB코스메틱 대표를 만났다.
/ 글·사진 최춘환 편집장
'KB코스메틱'은 지난 추석 연휴를 앞둔 9월 25일 TV홈쇼핑에 처음 진출했다. 그리고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KBS와 MBC 두 유력 공중파 방송에 스타급 탤런트 전미선을 모델로 한 TV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자사가 생산한 '순백토(純白土) 크림팩' 광고다. 광고료로만 10억 원 상당의 '거금'이 들어간다.
김 대표를 포함해 전체 임직원이 20명에 불과하고, 아직 매출이 그렇게 많지 않은 지역의 작은 화장품 제조·판매회사가 광고에 이렇게 큰 금액을 투자하는데 대해 의아해 하거나 '잘 나가나 보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김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코 여유가 있어서거나 만용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김 대표는 올해가 사업에 승부를 걸 시점이라고 판단한다. 화장품이라는 상품의 특성상 소비자들에게 널리 인식되지 않고는 판매가 어렵다는 것을 국내외 시장을 뛰어다니면서 체감했다. 그것도 대형 브랜드 화장품 회사가 아닌 시골의 조그만 업체로서는 광고가 더욱 절실했다. 오직 기술만 믿고 기능성 화장품을 개발해 대형 브랜드가 휩쓸고 있는 시장에 진출한 그는 어려움과 설움을 많이 겪었다. 그 어려움과 설움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김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다른 일을 2년 정도 하다가 산청 고령토 회사에 1년 정도 근무했다. 흔히 백토라고도 부르는 고령토를 채굴하는 광산업 회사였다. 그 때 일본에서 고령토를 원료로 화장품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화장품 회사를 차리게 된 계기다.
그는 피부기능성 화장품을 개발하면 시장성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틈새시장이기 때문이다. 고령토를 분석하면서 창업을 준비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지난 2005년 모교인 경상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했다. 마침 벤처 창업 열풍이 불때라 부산지방식약청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아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으로서는 전국 최초로 그해에 화장품 제조허가를 받았다. 동시에 사업자등록을 하는 등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경상대 창업보육센터를 졸업한 후에는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에 입주해 실력을 키웠다.
하지만 만만치 않았다. 여느 창업 초기 업체와 마찬가지로 판로가 문제였다. 매출이 없는 것은 당연지사. 창업 첫해 12만3000원에 불과한 매출로 부가세 신고를 하러가자 세무서 담당 직원이 '이 금액을 뭐하러 신고하느냐'고 했다. 하지만 그는 첫 매출이라는 의미를 그냥 보내기 아쉬워 신고를 했다.
그러다 다음해인 2006년 대만에 수출을 하게 되면서 78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실상 첫 매출을 수출에서 올린 셈이다. 코엑스 홈쇼핑 유통대전에 참가해 대만의 유력 홈쇼핑 회사와 연결되면서 이루어진 성과다. 수출을 기대하면서 희망을 가졌다. 하지만 한 번의 오더를 끝으로 연락이 오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회사가 경영권 다툼으로 문을 닫았다. 그리고는 다음해인 2007년에도 매출이 전혀 없었다. 월급을 제대로 주기 어려웠다. 그를 포함해 3명으로 시작했는데, 2년 만에 혼자 남게 됐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판로확보를 위해 이곳저곳을 열심히 다녔다. 그러다 그해 8월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열린 의료기박람회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활로를 찾게 됐다. 당시 피부의료기 회사를 알게 됐고, 병원 시술용 피부기능성 화장품 판매계약을 4건 체결했다. 그리고 1억 원어치를 발주 받았다. 그 때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는 피부과컨퍼런스 등 해외 판매·홍보 전시 등에 지속적으로 참가했다. 그 덕분에 해외 의사 300명 정도를 알고 교류하면서 정보를 교환한다. 현재 러시아 의사와 10종의 신제품을 공동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기능성 화장품이라 의사와 병원이 주고객이고, 다종소량을 생산한다. 현재 개발해 생산하는 제품이 45종에 이른다. 이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품종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특정 제품을 다량 판매하기 위해 TV광고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창업 초기 상품을 들고 홈쇼핑 회사를 찾았는데 만나주지도 않더라"는 말로 판로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화장품 원료는 대부분 천연물에서 나온다"며 "동의보감의 고장이자 지리산 권역의 좋은 자원을 활용해 우수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경남을 항노화 뷰티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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