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한 봄바람 맞으며 ‘공룡나라’ 해안 드라이브
읍면 해안도로 200리
봄은 남쪽 바다에서 먼저 온다. 공룡나라 고성에도 봄이 완연하다. 창원시 마산합포구를 경계로 한 고성 동쪽에서부터 서쪽 끝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봄바람을 맞으며 드라이브하기에 그만이다. 해마다 공룡엑스포가 열리는 당항포관광지에서 당항만을 돌아 동진교를 거쳐 리아스식해안을 따라가는 고성 해안로는 자그마치 80㎞에 이른다.
당항만을 끼고 있는 마암면과 회화면, 동해면, 거류면을 거쳐 고성읍, 삼산면, 하일면과 공룡엑스포 특별행사장 상족암군립공원이 있는 서쪽 끝 하이면까지 이어진다. 이렇게 고성군 13개 읍면 가운데 8개 읍면이 바다와 접하고 있다.
포항시 남구 동쪽 반도 동해면 끝에 해돋이로 유명한 호미곶이 있듯이 고성군 동해면도 진해만과 당항만에 둘러싸인 곶 지형이다. 동진교에서 이어지는 고성군 동해면 해안도로에도 매년 1월 1일이면 일출을 보러오는 사람들로 붐빈다.
당항포․동진교․마동호 등 볼거리
길을 가다보면 이야깃거리도 많다. 고성 해안 드라이브길에서 약간 벗어나지만 당항만 깊숙이 끝자락에는 당항포대첩을 이끈 고성 기생 월이의 숨은 이야기가 전해온다.
당시 해안지형을 염탐하러 온 왜군 첩자의 지도에 기생 월이가 당항만과 고성만이 바다로 연결되도록 몰래 그려 넣었다고 한다. 첩자는 그 지도를 본국으로 가져갔고, 임란 때 서진하던 왜군이 당항만으로 진격해 들어왔다가 조선수군과 고성지역에서 활약하던 의병들에게 일망타진됐다는 이야기다.
지금의 마암면 두호리는 임란 당시 지명이 소소포였는데, 기생 월이가 왜군을 속였다고 해서 이곳에서는 속싯개라는 지명으로도 전해온다. 또 동진교 쪽 당항만 초입은 폭이 좁고, 만이 안쪽으로 길게 이어져 강이나 호수로 착각할 정도다. 속싯개로 불린 두호리 쪽 당항만 끝자락은 지금 인공 제방으로 막은 마동호가 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제방 일대는 물고기가 몰려들어 강태공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자란만로 따라가는 해안전경 일품
바다 건너 마산합포구 구산면과 거제도를 바라보는 동해면 해안은 조선기자재 공장들이 곳곳에 들어서 있다. 중간 중간 자리한 작은 포구의 고깃배는 개발의 몸살에 아랑곳 않고 봄 햇살을 받으며 한가로이 떠있다.
동진교에서 시작되는 동해면 동쪽 해안은 거류면 봉곡삼거리를 거쳐 당동삼거리까지. 고성 해안일주도로 서쪽 구간으로 가기 위해서는 당동삼거리에서 오른쪽 내륙으로 거류로에 접어든다. 왼쪽 해안로를 따라갈 수도 있으나 통영 광도면을 거쳐 다시 고성읍 쪽으로 나와야 한다. 내륙 거류로를 따라 가면 대전~통영고속도로 동고성 나들목 근처 거류산 자락에 엄홍길전시관을 볼 수 있다.
거류로에서 공단로를 거쳐 고성읍 시가지를 접어들기 전 고성제일요양병원 지점에서 통영방면 남해안대로 쪽으로 방향을 잡아 2.7㎞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신월로를 따라가면 남산오토캠핑장을 거친다. 해안로는 고성읍 남포항을 지나 수남삼거리에서 공룡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하일면 용태리를 거쳐 군립공원 상족암까지 계속된다. 이런 특성을 반영해 수남삼거리에서 삼천포까지 이어지는 도로명도 공룡로다.
공룡로를 따라가다 삼산면 삼봉리 삼봉교회 인근에서 바다 쪽 마을길(삼봉1길)을 따라 해명마을에서 자란만로에 접어들어 공룡박물관이 있는 상족암군립공원까지 꼬불꼬불하게 이어지는 해안로는 해안전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청정해역 싱싱한 해산물 길손 유혹
길을 가다 주변에 볼만한 곳이 있으면 쉬었다 간다. 공룡로에 접어들기 전 고성읍 시가지와 고성만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남산공원이 그중 한 곳이다.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조성된 남산 정상에 자리 잡고 있는 남산정에서 주위를 둘러볼 수 있다. 갯벌을 길게 가로지르는 해지개다리가 고성의 새로운 볼거리로 떠오른다.
자란만로를 달려가다 하일면 학림리 학동돌담마을에 들러 시간여행을 잠깐 하는 것도 좋겠다. 시간여행지는 자란만로를 따라가다 보면 갯벌체험마을로 알려진 하일면 동화리에 소을비포성도 있다. 공룡엑스포 특별행사장이자 고성해안로 서쪽 끝자락인 상족암군립공원의 공룡박물관과 오토캠핑장에는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여행에서 음식이 빠질 수 없다. 청정해역 자란만 일대에서는 사시사철 싱싱한 해산물을 쏟아낸다. 이곳에서 나는 굴과 가리비는 외지에서 더 알아준다. 해안일주도로변 곳곳에 자리 잡은 횟집들이 길손을 유혹한다. 고성 특산물인 취나물도 향기를 더한다.
/출처 【경남공감】 2016년 4월호[Vol.37] /글․사진 최춘환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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