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우 휴먼중공업(주) 대표이사
【나영우 휴먼중공업(주) 대표이사】
후배 가르치며 기술력 향상
AL선박 등 특수선 제작 선도
선박 설계 엔지니어 출신
중소기업으로서 알루미늄((AL) 선박 관련 제품을 대기업 입주가 아닌 외부에서 제작하는 국내 첫 업체이자 현재도 두 곳 중의 한곳인 휴먼중공업 주식회사. 이 회사 대표이사인 나영우(60) 사장은 선박 설계 엔지니어 출신이면서 AL선박 제작과 건조에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전문가다. 조선산업 구조고도화 차원에서 경남도가 역점 추진하는 조선해양플랜산업이 정부의 특화산단 지정으로 탄력을 받고 있는 때 고급기술을 요하는 AL선박 전문가를 만났다.
/ 글·사진 최춘환 편집장
대학에서 조선공학을 전공한 나 사장은 4학년 때 현대중공업에서 실습을 하면서 조선 관련 일에 종사하기 시작했다. 졸업과 함께 지난 1976년 1월 방위산업체이자 특수선박 제작 회사인 고향 마산의 코리아타코마에 입사해 코리아타코마가 한진중공업에 인수되고 얼마 지날 때까지 20여년 간 쭉 설계파트에서 일했다.
코리아타코마 근무 때 해양경찰 250t급 AL경비정 기본설계를 했다. 해군 유도탄 고속함(PKG)과 코르벳함으로 불리는 한국형 전투함(초계함·PCC) 사업 초기부터 설계에 참여했다. 동해급(1100t급)에 이어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해 1980년대 말까지 건조된 포항급(1220t급) PCC 24척 가운데 코리아타코마와 한진중공업에서 각각 8척씩 16척을 만들어 해군에 인도했다.
한진중공업 퇴사 후 다른 일에 잠깐 종사했던 나 사장은 AL선박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08년 AL제작 전문회사를 인수·합병해 휴먼중공업㈜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그때부터 해군 방위산업 및 해양경찰청 물량계약 국내 1호, 벤처기업 지정,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 인증, 기업부설 기술연구소 설립인정 등 불과 6년 만에 수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출발 당시 창원공단에 있던 본사와 공장을 지난 2012년 8월에는 지금의 장소인 함안군 칠서면으로 확장·이전했다.
휴먼중공업㈜은 지난 2008년 출범 후 2011년까지 매년 30% 정도 성장세를 이어왔다. 2012년과 2013년에는 세계경기 부진과 대기업 물량 축소 등으로 약간 주춤하다 올해부터 다시 호전된다고 한다. 이렇게 성장과 발전을 이어가는 데는 나 사장의 기술 인력에 대한 네트워크와 상호간 인간관계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를 포함한 임직원 상당수가 1970~1980년대 우리나라 조선산업 태동 초기부터 이 분야에 뛰어든 베테랑이다. 해군공창과 *대한조선공사, 코리아타코마, 한진중공업 등에서 특수선인 고속정과 국내 AL선박의 효시라 할 수 있는 해군 및 해경의 AL함정 건조 경력자들이다.
중공업은 일이 거친데다 다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보니 근무 여건과 분위기가 삭막하다. 회사명을 휴먼중공업으로 했듯이 사람 냄새 나는 회사를 만들자는 게 나 사장의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직원들의 이동이나 전직이 적은 편에 속한다.
AL제작은 다른 금속보다 고급기술을 요하고 난이도가 높다.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이나 기술훈련소도 없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휴먼중공업㈜은 선배가 후배들을 가르치면서 기술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나 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일본 등 외국과 기술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방산 물량을 주로 해 왔으나 AL요트 분야에도 진출하고 있다. 요트 제작·수리는 물론, 장차 마리나 시설까지 갖춘 요트전문회사로 나아갈 계획이다.
지금 휴먼중공업에서는 국내 최초로 AL어선을 건조하고 있다. 오징어채낚기용 50t급 선박인데 5월 말경 선주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나 사장은 AL어선 건조 의뢰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일본 어업의 중심지인 홋카이도 지방에는 AL어선이 70% 정도를 차지한다.
나 사장은 중장기적으로는 해양플랜트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업장을 바닷가로 옮길 계획도 갖고 있다. 이같은 자신감에는 나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바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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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이 부도난 대한조선공사를 지난 1989년 인수해 한진중공업을 출범시켰고, 한진중공업은 부도난 코리아타코마를 지난 1991년 인수·합병해 마산조선소로 활용하다 그 부지를 2005년 성동조선에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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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건조 프로젝트 매니저
나영우 대표이사는
할아버지 때부터 마산에서 어장을 크게 운영해 일찍이 바다를 접했고, 좋아하게 됐다. 마산 성호초등학교와 서울의 중·고등학교를 거쳐 울산공대를 졸업했다. 코리아타코마에서 AL선박 설계와 제작에 상당한 실력을 인정받았던 그는 마침 시작된 한국형 초계함 포항급 초기형 시리즈의 계약과 설계, 건조, 납품의 전 과정을 총괄하는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았다.
지난 2010년 폭침된 '천안함'도 그때 나영우 사장의 팀이 만든 초계함 중의 하나다. 그는 사업총괄자로서 건조 당시 태극기와 배의 호수, <천안함>이라는 선명까지 마킹한 기억을 갖고 있다.
한진중공업 노사분규 때는 협력업체들이 힘을 모아 납기를 지키는 등 위기극복에 앞장섰다. 현재 한진중공업 협력업체 회장을 맡고 있다. 경상남도 국제해양조선산업전 자문위원, 국제보트쇼 추진위원회 부위원장, 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융합교류회 회장, 창원해양경찰서 치안발전협의회 분과위원장 등 관련 분야나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 자신을 필요로 한다면 최대한 역할을 하려고 노력한다.
<경남공감 2014년 5월호>